사랑 후에 오는 것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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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 도서 한국 서점 책

사랑 후에 오는 것들

 

ISBN 9791160274509
발행(출시)일자 2024년 08월 15일 (1쇄 2005년 12월 20일)
쪽수 264쪽
크기
130 * 187 * 19 mm / 462 g
총권수 1권
이 책의 개정정보
가장 최근에 출시된 개정판입니다.



책 속으로

내 마음속에는 오래된 호리병이 하나 놓여 있다. 그 호리병 속에는 머리카락이 싱싱한 스물두 살의 베니라는 이름의 한 여자가 살고 있을 것이다. 살고 있을 거라고 말하는 까닭은 내가 아직 그 뚜껑을 한 번도 열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. 아마 여자는 오래된 동화의 거인처럼 처음에는 뚜껑을 열어주는 사람을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하려고 했겠지만 지금은 뚜껑을 여는 사람을 파괴해 버릴 결심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. _본문 중에서

말로 하자면 케이크의 단면 같은 복잡한 느낌을 나는 일 초도 안 되는 사이에 다 느껴 버렸다. 아니, 느꼈다기보다는 날아오는 공을 얼결에 받아 버린 얼치기 외야수 같은 형국이라고나 할까. 그리고 그가 내 인생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오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았다. _본문 중에서

잊는다는 건 꿈에도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. 내가 잊으려고 했던 것은 그가 아니라, 그를 사랑했던 나 자신이었다. 그토록 겁 없이 달려가던 나였다. 스물두 살, 사랑한다면 그가 일본인이든 중국인이든 아프리카인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고 믿었던, 사랑한다면 함께 무엇이든 이야기하고 나누고 비밀이 없어야 한다고 믿었던 스물두 살의 베니였다. _본문 중에서

나는 내가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, 온 우주의 풍요로움이 나를 도와줄 거라고 굳게 믿었다. 문제는 사랑이 사랑 자신을 배반하는 일 같은 것을 상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. 사랑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것, 그 자체가 이미 사랑의 속성이었다. 우리는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게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이 가지고 있는 속임수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. 사랑의 빛이 내 마음속에서 밝아질수록 외로움이라는 그림자가 그만큼 짙게 드리워진다는 건 세상천지가 다 아는 일이었지만, 나만은 다를 거라고, 우리의 사랑만은 다를 거라고 믿었다. _본문 중에서

나는 앞으로 뛰어나갔다. 그런데 그때 처음으로 이 호수가 둥글다는 생각이 들었다. 둥그니까 이렇게 앞으로 뛰어가면 다시 그가 서 있을 것이다. 나는 앞으로 나간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결국 그에게 멀어지면서 다시 그에게 가까워지는 것이었다. 원의 신비였다. 그러니 이 원에 들어서 버린 나는 돌아갈 수도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었다. 어찌 되었든 모두가 그에게로 가는 길이다. _본문 중에서

감히 영원 같은 걸 갖고 싶었나 봐. 변하지 않는 거 말이야. 단단하고 중심이 잡혀 있고, 반짝반짝 빛나고 한참 있다 돌아와도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두 팔을 벌려 주는 그런 사랑. 변하지 않는 사랑…… 같은 거. 꿈꾸지 말아야 할 것을 꿈꾸고 말았나 봐. 내가 너희 주인한테 물어봤는데……, 처음 만나 너를 주고 나서 물었거든. 변하지 않는 사랑을 믿느냐고. 어딘가에 그런 게 있다고 그 사람이 대답했어. 어딘가라고 말했는데 그게 그 사람 속에 있는 줄 알았던 거야……. _본문 중에서